요즘 동네 주변 오래된 벽에 벽화를 그린 것은 많이 봤고
지금도 그려지고 있다고 믿는다.
그림의 주제는 주로 동화책에 나올법한 서정적인 것이 많은데
유독 그래피티는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내가 그래피티를 처음 본건
오래전 유럽 여행 중 대형 벽이며 철로변 방음벽
하물며 교량의 난간에도 그래피티가 무질서 하게 그려져 있었는데
우리나라 내 동네에 그래피티가 현실로 나타나 짐짓 놀랬다.
여행 중에는 그저 유럽의 문화 겠거니 했는데
어느덧 우리나라에도 버젓이 볼 수 있어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림엔 문외한인 내가 봐도
어릴적 벽에 낙서하던 수준이 아닌
고도의 숙련된 솜씨로 심혈을 기울여 그려진 작품이다.
그런데 그래피티가 그려진 곳이 너무 외지고
통행인이 거의 없는 곳이라 뭔가 숨어서 그린듯한 인상이 강하다.
물론 남의 벽에 허락 없이 그려야 하니 그랬을 것 같은 기분이 강하게 든다.
이 정도 솜씨면 떳떳하게 허락 받고
세련된 예술을 마음껏 뽐낼만 할텐데 아타깝다.
요즘 아파트 벽에 만화가 그려지고 있다.
기법을 모방만이 아닌 좀 더 한국적인 컨셉을 연구하고 접목 시켜서
우리 주변의 환경을 좀 더 밝게 꾸미는 선구자가 된다면
도회지 곳곳에 무궁무진한 공간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감나무 쉼터를 지나면 육교가 눈에 들어오며
원천공원을 가르키는 이정표가 있어 육교로 올라 경인 철로를 횡단하려고
육교를 오르다 보니 철도 방음벽에 그라피티가 되어 있어 눈에 확 들어온다.
계단 맞은편에 길다란 경사길이 있어
그쪽으로 다시 내려가 그라피티를 살펴본다.
외국의 것처럼 화려하거나 대작은 아니지만, 꽤 정성을 들인듯 한데
조금은 외진 곳에 작품을 만들어 놔, 봐주는 사람이 없으니 짠한 마음이 든다.
맨 끝까지 가서 살펴 봤는데
마지막 이 킹콩의 작품이 규모도 크고 꽤 입체적이다.
저녁 초행길에 본다면 많이 놀랄듯 싶다.
다시 육교에 올라 그래피티가 새겨진 방음벽 전경을 찍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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