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목> 말벌과
쌍살벌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쌍살벌이 날아다닐 때
맨 뒷다리를 축 늘어뜨리고 날기 때문인데
이 늘어뜨린 뒷다리 모양이 살(부채살이나 창살처럼 가늘고 긴 막대기)
두 개를 들고다니는것 같다고 하여 쌍살벌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말벌 무리와 생김새가 비슷해 보이지만 말벌보다는 몸이 작고 가늘며
첫째 배 마디가 자루처럼 되어있어 두 종류의 구분이 가능하다.
몸길이는 15~22mm 내외며 우리나라 쌍살벌 무리는
9종이 속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쌍살벌은
큰뱀허물쌍살벌, 뱀허물쌍살벌, 두눈박이쌍살벌, 등검정쌍살벌,
꼬마쌍살벌, 어리별쌍살벌, 제주왕바다리, 왕바다리, 별쌍살벌이 알려져 있으며
제일 큰 쌍살벌은 왕바다리, 제일 작은 쌍살벌은 어리별쌍살벌이라고 한다.
아래는 쌍살벌에게 잘못 접근해
식은땀 흘리며 혼쭐이 났던 일화를 써놓은 것이다.
들길을 지나 산길에 막 접어들자
작은 칡덩굴이 덮힌 숲으로 발길을 옮기는데
몇발 안옮겨서 갑자기 요란한 경비행기 소음이 귓전을 때리는게 아닌가
심상치 않은 직감에 발길을 멈추고 주위를 살피려는데
여러마리의 벌들이 나를 외워싸고 붕붕 윙윙 거리며 공격할 태세다.
목을 움추리고 카메라로 얼굴을 가려 방어를 하고는
원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며 주위를 살피려는데
발밑에 작은 벌집과 벌이 보이는 순간
아~! 드디어 올것이 왔구나 싶은게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리를 스친다.
벌이 모자를 공격했을 수 있는데
이런 사태를 대비해 아무리 무더운 날씨에도
챙이 넓은 모자와 상의는 긴팔 그리고 장갑을 꼭 착용하고 다니는데
간이보호복장의 덕을 봤는지도 모르겠다.
발을 살그머니 옮겨보려 했더니 왼발에 칡덩굴이 감긴듯
발을 움직이면 벌집이 덩달아 흔들리는게 아닌가.
나는 '진퇴양난'으로 마치 지뢰를 밟은 발을 뙬수 없는듯한 기분이다.
그리 크지않은 벌집은 칡잎 밑에
적당한 그늘과 비를 피할 수 있게 지어졌던것 같은데
칡덩굴을 건드렸으니
벌집을 지어놓은 칡잎은 뒤틀려 햇살에 그대로 노출되었고
놀란 쌍살벌들이 침략자를 응징하려고 덤벼들었던 것이다.
다행히 큰무리가 아니고 네다섯 마리의 소집단 벌들이
이제막 집을 지어가고 있는 중이다.
웅쿠린 부동자세로 얼굴을 가린 카메라로
발밑에 보이는 벌집을 여러장 찍었다.
처음엔 몇마리가 되는지 알 수 없지만
귓전에 여러마리가 윙윙 거리며 날았고
집에는 한마리가 지키고 있었으나
차츰 귀가하는 벌이 늘어 두마리에서 세마리로 늘고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귓전엔 어느덧 경비행기 소음이 줄어든다.
집의 이상유무를 확인하는게 중요했던지
3마리의 벌들은 작은 흔들림엔 별로 신경을 안쓰고
집안 구석구석 바쁘게 돌아다니며 확인하기 바쁜듯 하여
이틈을 이용해 나는 조용히 발길을 옮겨
무사히 지뢰밭을 벗어날 수 있었는데 3~4m를 벗어날 동안
한마리 정도는 계속 나를 쫓아오고 있는듯 소음이 들렸다.
만약 내가 겁을먹고 당황하여 손을 내져어 쫒아내거나 뛰거나 했다면
벌들도 흥분하여 나에게 더욱 공격적으로
달려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되며
이렇게 꼼짝못하고 있었던 시간이 궁굼해
찍어온 사진을 확인하니 2~3분 내외로
짧은 시간이었 지만 현장에서의 시간은 무척 길게 느껴졌던 시간이었다.
요즘 가을날씨로 접어들며 벌들이 어찌나 활동이 왕성한지
이날은 별다른 곤충은 못보고 이후에도 여러마리의 벌들과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