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자목> 쇠비름과
채송화 꽃속을 들여다 봤습니다.
요즘 화단이나 화분엔 화려한 색상은 물론 그림같은 모양의 꽃들이 많으니
채송화는 꽃 축에도 들지 못 하는지
오래전 우리 주변에서 사라진 꽃이 되었지요.
집에 손님이 왔다는 연락에 외진 산길로 내려와 보니
어느집 텃밭인듯한 분위기가 눈앞에 펼쳐져 다른 길을 찾아볼까 하다가
집에 가야겠다는 일념에 그냥 밭을 가로질러 내러가니 뉘집 마당이 나오고
마당 한켠에 작은 화단이 보이는데 채송화가 눈에 들어온다.
보통 이런 집엔 진돗개(대개 똥개도 요즘은
격을 높여 불러줘야 하니까) 몇마리를 사육해
낮선 인기척엔 컹컹컹~ 짖어대기가 다반사 이지만
이집은 똥개 한마리 없이 모두들 외출을 하신건지 집은 조용하다.
오히려 인기척이 없으니 내심 마음을 졸이게 하는데
늘 마음속으로 꼰코있던 채송화를 이참에 한번 담아보자 하고 닥아가
이리저리 살펴보니 겨우 붉은색 두송이가 피어있다.
나는 어릴적 마당 한가운데 화단을 장식했던 여러거지 꽃들을 늘 그리워 하다
한번은 채송화 씨앗을 구입해 아파트 베란다에서 싹을 티웠는데
남향의 특성상 여름엔 햇볕이 부족했으니
어느 순간 어린싹이 녹아 없어진 이후 포기하고 말았다.
기억속에 있는 어릴적 화단을 그려보면
집 한켠에 나팔꽃이 넝굴지어 지붕을 올라갔고
잎에 까만 콩알을 하나씩 달고있던 한무더기의 참나리는
요즘도 가끔 산에서 볼 수 있다.
(콩알은 땅에 떨어져 다음 해 봄 흙을 파헤치면
씨가 발아해서 새끼 다마내기(양파)라고 불렀다.)
그밖에 다알리아, 맨드라미, 백일홍, 봉선화, 분꽃,
늦가을에 피기 시작해 첫눈을 흠뻑 뒤집어쓴 국화까지
꽤 넓었던 꽃밭이지만 소박한 꽃들로 한가득 꾸며진 화단이었다.
그 중에 화단 맨 앞에서 소담스럽게 피어나던
채송화를 요즘은 만나기가 쉽지않다.
연필심으로 꼭 찍어 놓은듯 작은 채송화의 씨를 보며 느낀건
작디작은 씨앗이 싹을 틔우는 것도 신기하지만
돌봐주지 않아도 봄에 싹을 티울땐 보잘것 없는데
가을로 접어들때 쯤이면 줄기가 어마어마하게 뻣어
몇포기 안되는 녀석들이 붉은색, 노란색, 흰색 등의
꽃을 피우며 큼직한 꽃다발을 만든다.
그러니 그 많은 씨앗이 떨어져 다음해 서너포기만 살아남아도
번식은 계속되는가 보다.
꽃잎도 패션의 변화를 준건지 꽃잎이 다섯장은 맞는데
색감도 다르고 잎에 약간의 홈을파고 변화를 줘 나름 멋을 내고있다.
사진은 채송화가 맞지만 엄밀하게 나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채송화는 아니다.
내 마음속 추억속에 있는 채송화를 굳이 찾자고 들면 못찾을 것도 없지만
언젠가 기억속의 채송화를 반갑게 재회 할 때가 있겠지.....
꽃이 지고 씨방을 맺은 모습
곧 피어날 꽃봉오리와
곧 씨앗을 퍼트릴 씨방
그리고 뚜껑을 벗고 씨앗을 퍼트리고 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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