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목> 박새과
산속 물이 마르지 않는 작은 웅덩이엔
새들이 즐겨찾으며 물도 마시고 목욕도 하는 곳으로
카메라 메고 이곳에 가면 꽝은 없는데 모델이 대동소이 하다는 것이 흠이다.
사진찍기엔 조금 늦은시간이라
여기저기 쏘다닐 시간이 안되니
평소 알고있던 이 웅덩이를 찾았다.
곤줄박이 한마리가 기웃거리며 사주경계를 하는데
나와 눈이 마주치고는 머뭇머뭇 뜸을 들인다.
물론 내가먼저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왠지 이녀석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내가 뒤로 물러선다면 이녀석이 놀라 날아갈것 같아
최대한 부동자세로 응시하는데 손이 많이 시럽다.
새들이 천적에 가장 취약할 때가 바로 목옥할 때인데
바로 눈앞에 내가 꼰아보고 있으니
물로 뛰어들기 쉽지 않았을거다.
요즘 극심한 미세먼지에 무방비로 노출되었을 테니
많이 괴로웠는지
한참을 망설이며 뜸을 들인다.
드디어 마음을 굳히고 물로 뛰어 들더니
샤워수준이 아니라 아예 목욕을 한다.
보통 새들이 목욕을 할땐 물속에서 두세번 몸을 흔들고 나오는데
이녀석 간간히 내 눈치 살피는걸 게을리 하지 않으며
4분 이상을 물속에 담그고 온몸에 털을 다 적시고 나왔다.
하긴 제 목숨을 걸고 뛰어든 목욕이니 봉을 뽑고 나와야 겠지...
아마도 미세먼지에 시달려 온 뭄이 근질거리는지
잠시 망설이더니 결심을 했는지 물장구를 치며 목옥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