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과목> 소나무과
소나무에 송진이 조금 흐르는건 예사로운 일이지만
유난히 과하게 송진이 흘러내리는 소나무를 사진 찍으며 살펴보니
리기다 소나무에 뭔가 심상치 않은듯한 기운이 돈다.
나무줄기 여기저기에 식은땀을 흘리듯 여기저기 송진이 흘러 솔잎을 적시고
기둥(줄기)을 타고 흘러내린 송진이 땅바닥을 보니 흥건히 고여있다.
부동자세로 서있는 나무지만 보기에도 힘겨워 하는 모습이 역역하다.
사진을 찍어와 여기저기 검색을 해 보니
'소나무 말라리아'로 불리는 '푸사리움가지마름병'이란 병균에 감염된 것이다.
※푸사리움가지마름병: 주로 1~2년생 가지가 말라 죽으며
감염부위에서 송진이 누출되는 것이 전형적인 특징이다.
어린 나무와 큰 나무에 모두 발생해 나무를 말라 죽게 하는 병으로
가뭄, 밀식 등으로 수세가 쇠약한 나무에서 많이 발생한다.
병원균의 병원성이 매우 높아 집단으로 고사하는 경우가 있다.
리기다소나무 등 외래종에만 번지고
그나마 다행인것은 우리토종 소나무엔 내병종이라는군요.
처음엔 그저 흐르는 송진이 신기해서 촛점을 마줬다.
땅바닥에 흥건하게 고인 송진에는
개미를 비롯한 깍지벌레까지 몰려와 사체로 남아있다.
땅에 고인 송진과 그속에 곤충들이
몇세기 후 호박이라는 보석으로 다시 태어나길...
나무는 괴로움을 이렇게 표현 하는걸까?
솔잎에 묻어있는 송진을 관찰하다 보니 예사롭지 않아 보여
여기저기 관찰을 더 하게되고 사진도 많아졌다.
눈에도 보이지도 않는 하찮은 병원균이 얼마나 무서우면
아무리 큰 소나무라도 자기몸에 있는 진을
하염없이 배출하며 견디다
끝내는 말라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