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서구메뚜기는 못 먹는 게 없습니다.
고마리, 깨풀, 돌콩, 여뀌, 수련, 심지어 사람들이 가꾸는 상추와 고구마 잎까지
풀잎이란 풀잎은 닥치는 대로 먹습니다.
큰턱이 튼튼해 여느 곤충들처럼 특정 식물만 골라 먹지 않고 아무 식물이나 잘 씹어 먹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는 섬서구메뚜기를 잡으니 고약하게도 잡자마자 토합니다.
거무스름한 초록색 물질이 주둥이에서 방울방울 나오고,
그래도 놓아주지 않자 제 손가락이 흥건해질 때까지 계속 게워 냅니다.
섬서구메뚜기들은 잡히면 곧바로 토합니다.
열이면 열 모두 위험하면 토합니다.
왜 토할까요?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지요.
섬서구메뚜기가 토하는 물질에는 먹이식물이 품고 있던 독 물질(식물의 화학방어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식물은 저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몸속에 방어물질을 지니고 살지요.
섬서구메뚜기는 먹이식물에서 얻은 방어물질로 만든 분비물을 토해 포식자를 당황하게 합니다.